지원회화 - 헥토르×오즈인


C

오즈인 : ......

헥토르 : 오즈인!
난 혼자서도 괜찮아.
넌 다른 녀석들을
도와주는 게 어때?

오즈인 : 그럴 수는 없습니다.
저는 우제르님께
명령을 받았으니까요.
헥토르님을 지키는 것이
제 사명입니다.

헥토르 : 내가 불편하다고!
다 큰 남정네 둘이서
왜 하루 종일
얼굴을 마주쳐야 하는 건데?

오즈인 : 헥토르님만
조금 참아 주신다면
딱히 문제는
없지 않습니까?

헥토르 : ......하긴.
미안해, 멋대로 말해서.

오즈인 : 웬일로 이해해 주시다니
정말 다행입니다.

헥토르 : ...지금
비꼰 거 맞지?

오즈인 : 예, 그렇고말고요.

헥토르 : 오즈인, 너 이 자식...!

오즈인 : 헥토르님. 여긴 전장입니다.
전투에 집중해 주십시오.

헥토르 : ...제기랄!
내가 언제부터
그렇게 집중력이 좋았다고!!


B

오즈인 : 헥토르님.

헥토르 : 뭐야 오즈인,
또 잔소리하려고?

오즈인 : 아까부터 지켜보았습니다만,
실로 훌륭한 전투법...
이 오즈인,
눈을 의심할 뿐입니다.

헥토르 : 오! 너
뭘 좀 아는구나!

오즈인 : 특히 그 도끼 솜씨는
상당한 훈련으로 갈고닦은 것이겠지요.
어디서 배우신 겁니까?

헥토르 : 그야
당연히 투기장이지!
매일 학문소를 탈출해서
전사들과 실력을 겨뤘으니까.

오즈인 : 호오...
투기장에 다니셨다고요.

헥토르 : 그래그래, 형님에게
일러바치지 못하도록
교사들을 협박해서...
어라?

오즈인 : 드디어 꼬리를 잡았습니다!
역시 우제르님의
말씀을 어기고 계셨군요.
오스티아 후제씩이나 되시는 분이
매일 투기장에 드나들었다니
우제르님께서 이 자리에 계셨다면
뭐라고 말씀하셨을지...

헥토르 : 알았어! 알았으니까
형님 얘기는 제발 그만!!

오즈인 : ...두 번 다시 가지 않겠다고
약속하신다면
생각해 보지 못할 것도 없지요.

헥토르 : 이제 절대 안 갈게!
남자끼리의 약속이야!!

오즈인 : 그럼, 저는 이만.

헥토르 : 빌어먹을! 저
성질 고약한 노친네!!

오즈인 : 오해를 바로잡자면,
...저는 아직 30대입니다.
그러니 “성질 고약한 노친네”보단
“성질 고약한 아저씨”가 옳겠지요.
그럼, 실례하겠습니다.

헥토르 : 뭐? 30대...라니,
거짓말이지??


A

오즈인 : 헥토르님,
무사하십니까?

헥토르 : 그래.
역시 적도 강해지고
있는 것 같아.

오즈인 : 네.
갑옷 덕분에 목숨을 건진 적도
제법 많습니다...
부디 몸조심하십시오,
헥토르님.

헥토르 : ...저기 말이야, 오즈인.
네겐 여러모로
고생만 시키는 것 같다.

오즈인 : ?

헥토르 : 형님의 명령이라곤 해도,
나 같은 놈을 맡는 바람에
마음고생이 꽤
심했을 거 아니야?
무슨 일 있으면
나한테 말해, 알았지?

오즈인 : ...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,
헥토르님을 감시하는 임무를
받았을 때,
제겐 버거운 일이 아닐까
불안해하는 마음도 있었습니다.
하지만, 이 여행을 하면서
깨달은 것이 있습니다.
헥토르님은 말투가 거칠고
행색도 조잡하십니다만...
누구보다도 솔직하고 올곧으십니다.
이런 기회를 내려주신
우제르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.
그것을 고생이라고
생각할 리가 없지 않습니까.

헥토르 : 오즈인...
......그렇구나...
고맙다,
그럼 됐어.

오즈인 : 네, 앞으로도
기꺼이 모시겠습니다.

헥토르 : 그렇다면... 네 얼굴이 삭은 게
내 탓은 아니라는 거구나.

오즈인 : ...예?
지금, 뭐라고...?

헥토르 : 아무것도 아니야.
신경 쓰지 마!
좋았어! 그럼
제대로 따라오라고!
가자!